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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로나 19 앞에서 ‘취약계층의 인권’을 논하기

2020.12.02


2020년 가을의 끝자락, 코로나19 3차 유행이 공식화되었습니다. 온라인 회의와 혼밥 문화에 익숙해져가며 때로는 비대면 서비스의 편리함도 실감하면서 일상에 적응해가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서울 내 집단감염이 다량 발생함에 따라 더욱더 조심을 하게 되는 모양새입니다. 예정된 온-오프라인 포럼도 전면 ‘유투브 생중계’으로 전환되었고, 회사는 일주일 간 전면 재택근무를 도입하였습니다. 전대미문의 거대한 재난 앞에, 얼핏 보면 모두가 공평하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의 불편함을 넘어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도 영위하기 힘든 취약한 상황에 놓이는 사회적 소수자들이 존재합니다. 이 글은 그 중 ‘격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정신질환자 및 중증장애인의 격리 문제
 
2020년 2월, 대구·경북에서 코로나 1차 유행이 시작되는 시점에 청도 대남병원 집단감염 사태가 있었습니다. 자가격리는 이제 모두가 아는 말이 되었지만, 대남병원과 같은 정신요양시설에 있던 환자들은 늘 ‘격리’되어 있었습니다. 의료종사자 외에는 찾는 이들이 없어 병원에서만 10년, 20년 넘게 머무르던 환자들의 실상이 역설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침대도 없이 바닥에서 다닥다닥 잠을 자고, 외출도 금지되어 있는, 최소한의 기본권도 보장되지 못하는 환경에서 질병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게 되어 있던 것입니다.
 
또한 중증장애인의 경우 신변, 가사 등 생활 전반에서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자가격리’를 하기 곤란합니다. 5년 전 메르스사태 당시 자가격리 대상인 장애인에 대한 활동보조서비스가 아무런 대안 없이 종료된 데에 대하여,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감염병 대응 매뉴얼[근거규정: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34조의5 및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대통령훈령 제318호)]을 운용하라는 취지로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구제소송이 제기되었으며, 정부가 조정결정에 이의하여 소송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보건복지부는 2020. 6. “장애인 대상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였으나, 해당 매뉴얼에는 메르스소송에서 문제된 ‘중증장애인이 자가격리될 경우 활동보조인을 투입할 방안’에 대하여는 언급하고 있지 않으며 가족 돌봄 인력에게 급여를 제공한다는 내용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정부 매뉴얼에서 드러난 ‘돌봄노동을 가족에게 전가시킬 수 있다’는 사고는 활동보조서비스의 질이 하락하는 문제는 물론 가족 구성원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가중시켜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과에 이르게도 합니다.
 
■ 디지털 소외계층의 사회적 격리
 
코로나19로 인해 복지서비스 전반이 비대면으로 전환됨에 따라, 디지털 소외계층이 겪는 문제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근 1년간 근 하루도 빠짐없이 울려온 재난문자. 재난문자를 보고 확진자의 동선을 체크하며 이동을 조심하는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었습니다. 재난문자는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는 논란도 있지만, 방역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자기기를 마련하기 어려운 저소득층·기기 사용이 미숙한 노인·비대면 서비스를 누리기 어려운 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은 생존을 위한 재난문자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온라인 수업에 따른 학습권 문제도 있습니다. 일례로, 많은 대학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강의를 비대면 강의로 전환함에 따라 장애학생들은 대필 도우미 제도나, 그 밖의 학습 보조 교구 등을 활용하지 못한 채 각자의 집에서 수업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시행된 비대면 강의를 장애학생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청각장애인 대학생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모든 비대면 강의에 자막과 수어 통역을 제공하는 지침을 만들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는 장애 대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별다른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지 않고 있어 각 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역량에 따라 지원의 폭이 다릅니다.
 
 
2020년 겨울, 코로나19 감염을 피할 수 있는 곳은 더 이상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직면한 취약계층의 삶은‘바이러스는 차별적이지 않지만, 바이러스가 미치는 영향은 차별적임’(The virus does not discriminate, its impacts do. - 2020. 4. 23.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의 메시지 - )을 실감케 합니다. 코로나 19와 함께 보낼 두 번째 겨울, 이전보다 더욱 거세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력 앞에서 서로의 온기를 나누지 못하여 추위가 더욱 매섭게 느껴집니다. 이럴 때일수록 생존권, 인격권, 학습권 등 각종 인권을 특히 위협당하는 취약계층의 삶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공익인권활동을 치열하게 해나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
 
 
함께 읽을거리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취약계층지원을 위한 법률가의 역할>, 로펌공익네트워크
서울변호사회와 로펌공익네트워크, '코로나 취약계층 지원 법률가 역할‘, 로리더
 

사단법인 선 이근옥 상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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